"크리스마스에는 이것" 3일 매출 598억 기록한다는 일본의 황당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는 이것" 3일 매출 598억 기록한다는 일본의 황당한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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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의미와는 별개로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가족, 친구, 연인이 모여서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애정을 나누는 시간이 된 것.

 

 

그중 기독교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크리스마스의 전통이 오래된 서양의 경우, 미국에서는 칠면조, 독일에서는 렙쿠헨, 영국에서는 민스파이 등 전통음식을 먹기도 하지요.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주로 케이크로 축제 분위기를 기념할 뿐 '크리스마스 전통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데요.

 

이런 배경을 볼 때, 기독교인이 2% 미만이라는 일본에서 크리스마스 전통음식으로 불리는 메뉴의 정체는 놀랍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때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꼽는 메뉴는 다름 아닌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의 프라이드치킨입니다.

 

크리스마스와 일본, 전통음식과 KFC라는 어색한 조합은 황당해 보이지만 일본에서 40년이 넘은 전통인데요.

 

 

 

 

 

 

2016~2019 크리스마스 버킷

 

 

실제로 일본 KFC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기록적인 매출을 올립니다.

 

 

 

2016년에는 12월 23일부터 25일까지 단 3일 만에 매출 59억 2000만 엔, 한화로 598억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12월 20일부터 25일까지 5일 동안 매출이 69억 엔, 한화로 734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일본 KFC의 연 매출의 1/3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크리스마스이브에는 평일 대비 최소 5배에서 10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입니다.

 

 

 

 

 

일본에서 '크리스마스=KFC'라는 공식이 전통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과거 한 KFC 점장이 내뱉은 거짓말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거짓 마케팅으로 전통을 만든 주인공은 일본 KFC 1호점 점장 출신인 오오카와 다케시.

 

 

그는 1970년 일본 나고야에 처음으로 선보인 KFC 매장의 점장을 맡았는데,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지붕에 영어 간판을 내건 해당 매장은 일본 시민들에게 이발소인지, 제과점인지 헷갈릴 정도로 생경했습니다.

 

 

 

 

 

매출은커녕 매장에 발을 들이는 손님도 별로 없던 그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한 치킨을 주문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산타 분장을 하고 배달해달라는 부탁을 한 것.

 

 

가게 홍보가 급했던 오오카와는 흔쾌히 유치원의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직접 산타 분장을 해서 유치원에 치킨 배달을 갔고 커다란 치킨 통을 들고 아이들 앞에서 춤까지 추면서 파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지요.

 

 

 

 

 

덕분에 다른 유치원에서도 산타 분장 치킨 배달을 부탁했고 오오카와는 아이디어를 더해서 가게 앞에 서 있는 KFC 할아버지 모형에 산타 옷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저녁에 프라이드치킨을 먹는다"라는 소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오오카와의 영업이 입소문을 타면서 일본 대표 방송국 NHK에서 인터뷰를 나왔을 때, 그는 '서양에서 정말로 프라이드치킨이 크리스마스의 일반적 관습이냐'라는 질문에 당당히 "그렇다"라고 답했고 "크리스마스에는 KFC"라는 공식이 일반화되기 시작했지요.

 

 

 

 

 

 

인터넷 검색이 일반화된 요즘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지구 반대편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오오카와의 거짓말은 일본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1940년대부터 1950년까지 궁핍한 시기를 거친 끝에 막 경제가 도약하기 시작한 일본은 1970년대에 경제성장이 절정에 달했고 소비력이 상승하던 중에 미국문화까지 유입되면서 미국제품과 미국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일본 KFC는 1974년부터 전국적으로 크리스마스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고 덕분에 크리스마스 대특수를 누리면서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도 급상승했습니다.

 

 

 

 

 

이후 오오카와는 승진을 거듭해 1984년 일본 KFC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무려 45년 만에 자신의 거짓말 마케팅에 대해 고백했는데요.

 

일본의 한 경제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70년대에 이미 자신은 서양에서 치킨이 아니라 칠면조를 먹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거짓말을 했다고 밝힌 것.

 

 

이에 대해 오오카와는 "방송이 나간 뒤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는 죄책감 때문에 후회했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줘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1970년 나고야점을 연 이후 오오카와의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시작으로 급성장한 일본 KFC는 10년 만인 1981년 전국에 324개 매장을 운영하는 체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점장 출신인 오오카와가 대표이사의 자리까지 오를 이유는 충분해 보이네요.

 

 

 

 

 

한편 일본에서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패스트푸드 매장이 된 KFC는 지난해 11월 뷔페식 영업점을 열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KFC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을 건 해당 매장에는 오리지널 치킨과 오리지널 사이드 메뉴를 비롯해 카레, 수프,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를 함께 선보였는데요.

 

 

런치 기준 어른은 2만 1000원, 초등생은 1만 4000원 가격으로 마음껏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에 일본 소비자들은 평소 KFC에 방문했을 때 조각으로 주문해서 조금 부족한 듯 먹었던 것을 충분히 채울 수 있고, 닭의 부위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더불어 40~50대 중장년층들 사이에서는 경제부흥기를 추억하는 '향수템'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마케팅부터 뷔페식 매장과 최근에는 드라이브스루와 픽업락커를 결합한 비대면 시스템까지, 일본 KFC가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는 데는 '우연한 기회'와 '거짓말 마케팅'을 넘어서는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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